리베라토

르노 전기차 '조에', 도심 출퇴근의 알뜰한 동반자

가솔린·디젤전기차로 바꿔 탄다면 '르노 조에' 유럽 전기차 누적 판매 1, 유럽에서 '르노'라는 브랜드는 120년이 넘는 긴 역사를 지니고 있다. 예술의 나라 프랑스 태생 차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성능보다는 디자인이 더 먼저 눈에 들어오는 차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 유럽 특유의 아기자기한 차체에 실용성을 강조한 공간 활용이 잘 반영된 차를 만드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런 르노가 이번에 소형 전기차 조에(ZOE)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특히, LG화학에서 만든 배터리를 탑재하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조에는 지난 2012년 첫 출시 이후 세 번의 부분변경을 거치며 216천 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테슬라의 보급형 모델인 '모델3'12만대가량 판매한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판매 기록이다.

 

 

도심 출퇴근용으로 소형 전기차가 각광을 받고 있다. 전기 충전비용이 저렴한데다, 1회 충전 주행거리가 늘면서 한 번 충전하면 50km 내외 거리를 일주일간 충전 없이 다닐 수 있으니 경제성 면에서 실익이 크기 때문이다.코나EV, 니로EV, 볼트EV가 국내 소형 전기차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가운데 수입차 '르노 조에'가 새롭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앙증맞은 차체와 경쟁력있는 가격대를 앞세워 도심형 전기차로 당당히 선택을 받겠다는 목표다.

 

조에는 지난해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을 거친 3세대 모델로 유러피언 디자인과 다양한 편의·안전사양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길이 4090mm, 너비 1730mm, 높이 1560mm, 총중량 1545kg로 볼트EV 보다 작고 경차 쉐보레 스파크와 소형 SUV 코나의 중간 정도다.

전면을 보면 후드의 윤곽선이 전면 중앙에 위치한 로장주 엠블럼까지 부드럽게 연결되면서 르노 디자인 아이덴티티인 C-shape 형상의 주간주행등과 어우러진다. 엠블럼은 뚜껑처럼 열리며, 그 안에는 급속·완속 충전용 소캣이 탑재돼있다.

주간주행등 아래 LED 안개등과 핫스탬핑 기법으로 제작된 그릴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있다. 공기역학적 성능을 위해 사이드 벤트가 양옆으로 장착돼있다. 다소 밋밋한 측면과 달리 후면은 볼륨감이 있다. 특히 양옆에 자리한 리어램프가 인상적인데, 차 안쪽에서 바깥 쪽으로 깜빡이는 애니베이션 램프가 적용됐다. 실제 비상등을 켜면 물 흐르듯이 깜빡거리는 모습을 보인다. 운전석은 쉽고 편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공간을 최대한 활용한 모습이다.

 

다만 시트는 높낮이 조절이 안되며 수동으로 앞뒤 간격만 조절할 수 있다. 앞좌석 공간 활용을 극대화한 만큼 뒷좌석은 상대적으로 비좁다. 레그룸이 넉넉치 않아 중장거리 운행보다는 단거리에 어울린다. 패밀리카보다는 2인용 차량에 적합한 구조다. 1열에서는 10.25인치 TFT 클러스터와 9.3인치 내비게이션이 가장 눈에 띈다. 특히 센터 콘솔에 위치한 세로형 디스플레이는 T맵을 지원, 실시간으로 교통 정보를 반영해준다. 조용하고 부드럽게 전진한다. 다만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즉각적으로 응답하되 뚝뚝 멈추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주택단지가 상대적으로 고지대에 있다 보니 차가 뒤로 쳐지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언덕에 오를 때 마다 가뿐하게 치고 올라갔다. 조에는 100R245 구동 모터는 강력한 힘을내 출발과 동시에 최대토크인 25kg.m를 발휘해 정지 상태에서 50/h까지 3.6초 만에 도달하며, 100/h까지는 9.5초 만에 가속한다.

 

 

모터와 배터리 패키징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설계된 조에는 낮은 무게중심으로 내연기관차와 유사한 핸들링을 보여줬다. DDP로 되돌아오는 구간에는 회생 제동 시스템을 제대로 경험하기 위해 주행모드를 B-모드(B-Mode)로 변경했다. 전자식 변속기인 'E-시프터(E-shifter)'를 밑으로 한 차례 당기면 일반 주행 모드에서 B-모드로 바뀐다. 시프터를 당기는 순간 차가 서는 느낌이 들면서 엔진 브레이크와 유사한 감속 주행이 시작된다. 브레이크 페달을 사용하지 않아도 감속이 이뤄지기 때문에 '원 페달 드라이빙'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다.

전자식 계기판 바늘은 액셀레이터를 밟을 때는 연료를 사용하고 있다는 '파워(power)'를 가리키다 페달을 떼면 회생 제동 시스템이 작동중이라는 '차지(charge)'로 바뀐다. 일반 주행 모드와 달리 B-모드에선 배터리를 충전하는 폭이 더 크게 벌어진다.

 

언덕을 벗어나 주행모드를 다시 일반 D-모드로 변경했다. 이후 DDP에 도착할 때까지 정속 주행을 유지했다. 출발 당시 주행 가능 거리 307km, 배터리 충전량 93%에서 시작한 르노 조에는 정속 주행이나 감속할 때마다 주행 가능 거리가 눈에 띄게 늘었다. 목적지에 도착한 뒤 확인한 주행가능 거리는 325km, 회생 제동 시스템을 통해 18km 만큼의 에너지 효율 효과를 얻었음을 알 수 있다. 1kw당 주행거리를 나타내는 전비는 5.9kw/km으로 총 주행 거리인 60km와 계산하면 354km가 나온다. 정속 주행만 유지하면 1번 충전으로 서울~부산도 도전해볼 수 있는 거리다. 제원상으로 르노 조에는 1회 충전으로 309km까지 주행 가능하다.

다만 지난해 9월 유럽에서 실도로 주행 측정 방식(WLTP) 테스트로 395km를 인증 받은 점을 감안하면 실제 주행거리는 국내 인증 수치 보다 훨씬 길 것으로 예상된다.

 

르노 조에는 50kWDC 급속 충전기를 이용하면 30분 충전으로 약 150km를 주행할 수 있다. 주택 혹은 아파트에 설치된 7kW 완속 충전기를 이용하면 9시간 25분 만에 100% 충전이 가능하다. 르노삼성은 르노 조에의 Z.E. 배터리에 대해 8년 또는 주행거리 16km까지 배터리 용량 70%를 보증한다. 수입차임에도 전국 460여 개 르노삼성자동차 A/S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편의·안전사양으로는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 오토매틱 하이빔(AHL) 등 주행 안전을 위한 ADAS 기능이 모든 트림에 적용됐다. 실제로 길을 벗어나 둔덕으로 접근하니 경고음과 함께 모니터로 경고 신호가 보였다. 인텐스(INTENS) 트림과 인텐스 에코(INTENS ECO) 트림에는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BSW)과 주차 조향 보조 시스템(EPA)이 탑재됐다. 다만 차간거리와 속력을 제어하는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ACC)은 적용되지 않았는데 회사측은 "도심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출발 당시 주행 가능 거리 307km() 목적지에 도착한 뒤 주행가능 거리 325km(아래).

 

앙증맞은 디자인에 효율성을 두루 갖춘 르노 조에는 출고 가격도 다른 차종 보다 낮춤으로써 경쟁력을 높였다. 조에 출고 가격은 3995~4395만원으로 코나 EV(4650~4850만원), 니로 EV(4780~4980만원), 볼트 EV(4593~4814만원) 출고가격 보다 낮다. 경쟁 수입 전기차인 푸조 e208보다 200~300만원, 쉐보레 볼트EV보다 300~500만원 저렴하고 3000만원대 국산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과 비교해도 가격 우위를 보인다. 휘발유차 대비 주행거리에 따라 연간 70~140만원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여기에 환경부의 국고 보조금 736만원과 지자체별 추가 보조금을 적용받으면 조에는 서울시의 경우 최저 2809만원, 제주도의 경우 최저 2759만원에 구매가 가능하다. 조에의 실구매 가격은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교하면 준중형차 최상위 트림이나 중형차 중하위 트림 정도 수준이다. 르노 조에는 전기차 특유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갖춘 소형 해치백이라는 장점을 내세워 2040세대 수요를 노리고 있다.

 

특히 도심 출퇴근용으로 적절해 세컨카를 고려하는 직장인에게 어울린다. 다만 차체가 작다 보니 패밀리카용까지 아우르기에는 한계가 있다. 르노삼성은 조에를 통해 월 평균 300대 이상, 연간 3600대 이상을 판매하겠다는 방침이다. 갈수록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소형 전기차 시장에서 조에가 제대로 존재감을 입증하고 선두 자리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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