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토 등을 할 정도로 폭음을 자주 하면 췌장염이 생길 수 있다
술을 많이 마신 뒤 복통·구토 같은 '술병'을 자주 앓는 사람은 췌장 건강을 특별히 챙겨야 한다. 술은 간이나 위·대장 뿐만 아니라 췌장에도 안좋은 영향을 끼친다. 술을 많이 마신 사람(2시간 내 소주 한 병 이상) 중 5~10%는 급성 췌장염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 췌장염의 45%는 알코올 때문에 생긴다.
술을 많이 마시면 술을 대사시키기 위해 췌장에서 과도하게 많은 췌장액(단백질 소화효소)이 분비된다. 이 췌장액은 십이지장으로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면 췌장으로 역류해 췌장을 파괴시킨다. 즉 췌장액이 단백질로 이뤄진 장기를 소화시키는 것이다. 상계백병원 소화기내과 신원창 교수는 "술을 대사시키는 과정에서 나온 산물 자체가 췌장을 손상시켜 췌장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중증 췌장염 환자의 25~30%가 사망에 이를 정도로 췌장염은 위험한 질환이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방승민 교수는 "과음 후 하루 이틀 술병을 앓는 사람은 경미한 췌장염을 앓았다고 보면 된다"며 "술병을 계속 앓아 췌장염이 반복되면 파괴된 췌장이 회복이 안 되는 만성 췌장염으로 발전한다"고 말했다. 만성 췌장염은 췌장암의 대표적인 원인이다.
췌장염의 주요 증상은 왼쪽 윗배의 통증이다. 과음 후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심한 복통과 함께 등이 아플 수 있다. 소화불량·오심·구토가 같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진통제 복용, 수액요법 등을 하면서 3~7일 정도 금식을 해야 한다. 재발이 잘 되므로 한 번 앓았던 사람은 예방을 위해 금주를 해야 한다. 평소에는 고지방식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지방식은 췌장에서 췌장액의 분비를 늘려 췌장염의 위험을 높이기 때문이다.